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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는 틀릴 수 있다 - Context 없는 판단이 만든 오판

최근 회사에서 여러 의사결정 상황을 겪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이상적인 구조나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납득이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주변 상황이나 맥락까지 고려해보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다.

  • "이건 맞는 방향 같은데 왜 다르게 가지?"
  • "내가 놓친 게 있나?"
  • "다른 기준이 있는 건가?"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그런데 시니어분께서 맥락을 짚어주시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전환점

오늘 그 시니어분과 1대1로 저녁을 먹으면서 깊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이분은 나랑 성향이 거의 같았다

  • 비논리적인 것을 보면 참지 못함
  • 깊게 이해하는 것을 좋아함
  • 원리를 끝까지 파고드는 스타일

겉으로는 굉장히 평온해 보이셨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과거에는 나와 비슷하게 많이 부딪히셨다고 했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서 한 문장을 들었다.

전체가 반려된 게 아니라 80%는 이미 채택된 상태였고,
나머지 20%는 문제라기보다 현재 context에 맞지 않았던 거예요

이 말이 굉장히 크게 와닿았다

나는 그동안 이렇게 해석하고 있었다

반려 = 틀림

하지만 실제 의미는 이거였다.

특정 context에서는 지금 맞지 않음

시니어의 경험

시니어분도 과거에는

  • 납득되지 않는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면 계속 부딪혔다고 했다

최근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깨달았다고 한다.

"기술적 / 논리적으로 맞는 판단이 항상 현재 최고의 판단은 아니다."

판단은 논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나는 그동안 이렇게 생각했다

논리적으로 맞다 → 채택

하지만 실제 세계는 이렇게 동작한다.

논리 + 상황 + 조직 방향 + 리스크 + 타이밍 → 채택

즉, 논리는 의사결정의 일부일 뿐이다.

context가 없으면 뇌는 자동으로 채운다

이게 오늘 가장 크게 와닿은 부분이다
어떤 상황을 보면 나는 자동으로 해석을 붙였다

  • "왜 저렇게 하지?"
  • "이상한데?"
  • "비논리적인데?"

하지만 이건 사실 분석이 아니라

Context 없는 상태에서 생성된 할루시네이션 이었다

같은 사건도 context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최근 내가 겪었던 일로 보면 더 명확하다

상황 1 (context 없음)

text
내 이야기가 퍼졌다
→ "헛소문 퍼뜨리는 사람이다"
→ 분노

상황 2 (context 있음)

text
힘들어 보인다고 조언을 구했다
→ "걱정해서 한 행동이었구나"
→ 감정 완화

둘의 표면적으로 보이는 사건은 같지만, 해석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리고 여기서 더 위험한 지점이 있다.
혼자서 context를 추론하다가 우연히 맞는 경우가 생기면,

text
"내가 생각한 게 맞았네"
→ 자기 확신 강화
→ 다음에도 같은 방식으로 추론
→ 더 빠르고 강하게 판단

이렇게 잘못된 추론 방식이 강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즉, 문제는 틀린 추론뿐만 아니라, 가끔 맞는 추론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인간은 LLM처럼 오판한다

LLM은 context가 부족하면 그럴듯한 답을 만들어내는데, 인간도 똑같다.

context 없음 → 뇌가 이야기 생성 → 감정 / 판단 확정

하지만 차이가 하나 있다

인간은 판단을 멈출 수 있다

인간 vs AI: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능력" (= 메타인지)

이 깨달음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비유가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이 있다

text
"아프리카의 아주 깊은 곳에 있는 어떤 나라의 수도는 어디일까?"

이 질문에 대해

  • 🤖 AI

    • 모르면 그럴듯한 수도 이름을 만들어내거나 (hallucination)
    • 저장된 모든 지식을 탐색한 후에야 모른다고 답한다.
  • 👤 인간

    • 대부분 0.01초 만에 "모른다"고 판단한다 (메타인지)

이 차이가 핵심이다

인간의 진짜 지능은 아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아는 능력이다.

문제는, 추론 영역에서 인간도 context가 부족하면 AI처럼 행동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하나다.

"내가 지금 알고 판단하는 건가, 아니면 추측하는 건가?"

이 질문 하나로 할루시네이션을 멈출 수 있다.

행동 변화

이번 경험을 통해 하나의 기준을 만들었다

1. 판단 전에 context 확인하기

"왜 저렇게 하지?" → "내가 모르는 context는 뭐지?"

2. 감정 리프레임

"기분이 나쁘다" → "정보가 부족하다"

3. 회사에서의 적용

"이건 틀린 방향인데?" → "이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 비즈니스 상황
  • 일정
  • 리스크
  • 조직 방향

이 요소들을 먼저 고려하기

결론

나는 그동안 세상을 "논리"로만 해석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세계는 다르다.

세상은 논리 + context + 인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context 없이 내린 판단은 대부분 오판일 가능성이 높다.

한 줄 정리

논리는 틀릴 수 있다. context가 빠진 판단은 오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