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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꿈을 꾸었지만, 서로 다른곳에 서 있었다

🔥 열정으로 만든 첫 팀

2024년 12월
나는 마음이 잘 맞는 친구와 함께 '룸핏' 이라는 룸메이트 매칭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나처럼 '개발'에 진심이었고, 서로 개발과 관련된 얘기를 할 때면 눈빛이 반짝였던 친구였다.


나는 프론트엔드를, 그친구는 백엔드 개발을 맡았고,
우리 둘은 무언가 '진짜 재밌는 걸 만들어 보고 싶다' 는 목표와 꿈을 공유하고 있었다.
크진 않은 돈을 들여 외주 디자이너도 섭외했고, 친한 프론트 친구 한 명도 팀에 들어왔다.


그렇게 우리는 네 명이 되었고
며칠 밤을 새가며 코드를 작성하고, 누군가는 화면 위에 색을 입히며 며칠 밤을 꼬박 새웠다
졸면서 자는게 일상이 되었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다.


기숙사 룸메이트 모집 일정까지 3일 남짓.
하지만 현실은 너무 벅찼다.
기능은 돌아가고 최소한의 형태는 갖춰졌지만 우리가 꿈꾸던 '완성'에는 닿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손봐야 할 부분은 산더미처럼 남아 있었고,
남은 시간으로는 마무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프로젝트는 아쉬움을 안은 채 멈춰야 했다.


그래도 우리 네 명은 어느새 '가족' 같아져 있었다.
서로의 힘듦을 이해해주고, 밤새 대화하며 웃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함께 개발하던 친구가 말했다
"이렇게 팀이 잘 맞는 것도 드문데, 창업 한 번 진지하게 해보는 건 어때?"

그 말에 나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그래. 하고 싶어."

그리고 그 순간 우리의 창업은 시작했다.

🎢 자유엔 책임이 따른다

나는 늘 ‘하고 싶은 걸 하는 삶’을 살아왔다.
남들이 정한 길보다 내가 정한 길을 걸어왔고, 그게 나의 자부심이었다.

그러나 이번 창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Man is condemned to be free;
because once thrown into the world,
he is responsible for everything he does
인간은 자유를 향해 내던져졌기에,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자유롭게 선택한 만큼,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짊어져야 한다는 걸.
특히 '혼자가 아닐 때의 자유'는 더 무겁다는 걸.

⏳ 준비되지 않은 확신

나는 학업과 창업을 병행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준비되지 않은 확신이었다.
계획도, 실패했을 때의 대비책도 없었다.


팀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온 힘을 다했다.
한 명은 플러터를 처음 배우며 밤을 새웠고,
한 명은 디자인을 위해 며칠을 꼬박 새웠으며,
한 명은 내 상황부터 걱정해주었다.

“진짜 학업이랑 창업, 병행할 수 있겠어?”

하지만 나는 그 진심에 답하지 못했다.
결국 학업과 프로젝트 모두에 집중하지 못한 채,
불안과 부담 속에서 무너졌다.
급성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갔고, 생애 처음으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결과는 명확했다.
정부 지원사업은 모두 떨어졌고, 나는 멘탈이 완전히 무너졌다.


🌱 모두가 다른 위치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우리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지만
각자 서 있는 위치는 달랐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졸업을하거나 졸업 요건을 거의 다 채우고 유예 중이었다.
말 그대로 '올인'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아직 들어야 할 학점도 많았고,
그 속에서 학점과 창업을 모두 잡으려 했던 나는
어느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결국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했던 내가, 가장 무관심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 공황장애, 그리고 나를 돌파하는 시간

공황은 단순한 스트레스를 넘어서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숨이 안 쉬어지고, 모든 게 두려워지고 낮설어졌으며,
무엇 하나 손에 잡히지 않았다.


처음엔 그 감정이 너무 낯설고 무서워서 혼자 감당하려 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부모님께 모든 걸 털어놓았다.


의외였다.
늘 단단해 보이던 부모님이
전혀 그런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 같던 분들이.
자신들의 아팠던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게 꺼내주셨다.


그 속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공황은 '피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돌파해야' 하는 거구나.


그래서 잠시 멈추고 다시 천천히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몰아치듯 달려왔던 삶에서 잠시 멈춰서, 내가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를 하나하나 되짚었다.
감정, 동기, 관계, 불안 등에 대해 배우면서 나 자신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 실패 그리고 전환점

이번 창업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하지만 그 실패는 단순히 "못 해낸 일"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되돌아보게 한 소중한 전환점이었다


그동안 나는 확신은 있었지만, 그 안에 책임이 없었고,
진심은 있었지만, 준비가 부족했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하고 싶으걸 한다' 는 건
무작정 좋아하는걸 쫓는다는 뜻이 아니라
그 선택이 만들어낼 결과까지 내가 감당하겠다는 태도라는 걸.

나 혼자였다면 그 실패는 덜 무거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함께 하자' 고 말했고,
누군가의 진심과 시간을 빌려 그 길을 열자고 했던 사람이었다.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았고,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나 자신을 통해
나는 비로소 인간관계, 팀워크, 그리고 진짜 협업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실패에서 많은 것을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팀원들의 시간과 열정을 갈아 넣었다는 ㅅㅏ실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그 모든 시간과 마음이
내 실수와 부족함으로 이어진 실패에 하께 녹아들었다는 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내가 얻은 모든 깨달음은 결코 나 혼자 만든 결과물이 아니었다.
그건 함께했던 사람들의 진심과 헌신이 잇었기에 비로소 가능했던 '성장' 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실패를
더는 나만의 실패라고 부를 수 없다.
그건 우리 모두의 시간과 마음이 담기 이야기였고,
그만큼 나는 그 마음들까지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

🚀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나는 실패를 겪었고,
감정을 외면하지 않았고,
소중한 관계를 되짚어 보았고,
무너졌던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았으며,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나는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깐


혹시 이글을 읽는 당신도 어떤 실패 앞에 멈춰 서 있다면
이 명언을 꼭 전하고 싶다.

실패는 사람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제공한다.
더 현명하게 말이다

헨리 포드 (Henry Ford)